ERSATZ
THE MOVE · 상세 보고서
§REAL-TIME MORPHING ARCHITECTURE
01

기획 & 디자인 컨셉

1-1. The Move는 왜 만들어졌나요?

근년의 메타버스 붐으로 가상공간1 콘텐츠가 다수 만들어졌지만, 국가·기관·단체 차원의 기능 위주 콘텐츠나 개인의 작가주의적 콘텐츠가 대부분으로, 가상공간의 건축 디자인적 특성을 깊이 탐구하고 이를 활용하여 제작된 콘텐츠가 부족합니다.

철골구조·커튼월·엘리베이터가 고층빌딩 건축양식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가상공간의 등장 또한 건축·공간·디자인 관점의 패러다임 전환점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 건축을 그대로 복제하거나, 반대로 현실과 전혀 무관한 콘텐츠들만이 제작되고 있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이에 건축 디자인적 측면에서 가상공간의 특징을 연구하고, 이를 표현한 가상공간 건축 콘텐츠를 제작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1-2. 왜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선택했나요?

“건축은 언제나 공간으로 표현된 시대 의지”라고 말했던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이하 미스)는 근대 건축의 거장 중 한 명입니다. 그가 1929년 설계한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대리석·유리·강철과 같은 재료로 미니멀하고 추상적으로 구축된 그의 대표작이자, 근현대 건축의 랜드마크 중 하나입니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수직·수평의 직선과 정사각형·직사각형의 절제된 표현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같은 시기의 신조형주의(더 스테일)와 결을 함께합니다. 그 중심인물이었던 몬드리안이 선과 면을 이용해 다양한 구성을 만들어낸 것처럼,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또한 다양한 건축 평면의 바리에이션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가상공간에서 구현하고자 한 까닭은, 단순히 현실에서의 시공 비용 절감을 넘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벽·바닥·지붕 등의 구조체가 가상공간에서 물리적 한계를 초월해 변화하며, 건물의 공간 구성 원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 미스 반 데어 로에 (1929) ⓒfundacio mies van der rohe barcelona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 — 피에트 몬드리안 (1928, 1930, 1939) ⓒKing&McGaw
02

건축 평면 디자인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 가상공간에서 자유롭게 변화하며 만들어낼 새로운 건축 평면을 구상했습니다. 파빌리온의 공간·구조·미학적 철학을 분석해 조건을 설정하고, 이를 충족하는 새로운 평면을 만들었습니다.

2-1. 조건 설정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벽·바닥·지붕 등이 서로 맞닿아 있으면서도 독립적인 디자인 논리를 지니고 있어, 공간 구성 요소별로 조건을 설정하였습니다. (이하 사진 ⓒ에르사츠_장유진)

A. 대리석 벽, 유리 벽

대리석 벽과 유리 벽은 지붕의 하중을 받지 않는, 구조적으로 독립적인 벽입니다. 축 위에서 위치와 길이를 조정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내를 둘러싸는 외벽에는 항상 일부에 유리 벽을 사용하였고, 실내의 벽들은 꺾이지 않는 하나의 직사각형 면으로 배치하였습니다.

B. 오닉스 벽

오닉스(onyx) 벽은 다른 벽과 연결되지 않으면서 실내에서 시선을 차단하고 공간을 분할하는 유일한 벽입니다.

이러한 독립성과 유일성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평면에서도 오닉스 벽은 다른 벽과 연결하지 않고 같은 길이로 실내에 배치하였습니다.

C. 바닥

바닥은 걸을 수 있는 트래버틴 바닥과 얕은 물로 채워진 수공간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1.09m×1.09m의 균등한 격자 위에 바닥과 수공간 사이의 경계와 줄눈이 놓이며, 벽체의 길이 또한 이 격자 시스템을 따릅니다.

D. 지붕과 기둥

지붕의 경계선은 벽체선과 겹치지 않고, 벽체의 끝점과도 만나지 않으면서 1.09m×1.09m의 바닥과 동일한 격자 위에 놓입니다.

지붕을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기둥 또한 벽면과 겹치지 않으면서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됩니다.
참고문헌

2-2. 완성한 평면

Original Plan
New Plan 1
New Plan 2
New Plan 3
New Plan 4
New Plan 5
제작 과정
03

변화 표현 디자인

어떤 움직임과 재질 표현을 통해 한 평면에서 다른 평면으로 건물을 변화시킬지 고민하였습니다. 변화 효과 또한 앞서 분석한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공간 구성 철학이 돋보이도록 의도하였습니다.

3-1. 움직임

A. 벽

B. 바닥, 지붕

3-2. 재질

A. 벽면 재질

B. 배경

다른 변화 표현 후보들
FIG. 17 — 벽·바닥 이동 버전
FIG. 18 — 바닥 블록 구체화 버전
04

렌더링 & 배포

작품을 웹게임과 영상의 두 가지 방식으로 선보이기로 하였습니다. 웹게임에서는 직접 작품 속을 돌아다니는 등 실시간 렌더링2으로 공간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으며, HMD3 기기가 있다면 VR4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영상은 의도한 앵글과 구성을 통해, 사전 렌더링5된 높은 품질로 공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4-1. WEB3D

접속하기

4-2. 영상

05

마치며…

The Move는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잠재적인 평면 바리에이션을 연속적으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건물의 공간 구성 원리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가상공간의 건축적 가능성을 탐구한 작품입니다.

다만 새로운 평면을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디자인한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향후 인공지능 학습으로 새로운 평면을 자동 생성하고 이를 웹게임에서 실시간으로 연동한다면, 무한히 많은, 언제나 다른 모습의 바리에이션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가상공간의 건축적 가능성을 또 다른 차원으로 확장할 것입니다. (2023년 2월 작성)